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법봉을 두드림)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지요. 판사가 판결을 내릴 때 내리치는 '법봉' 이 작은 망치는 사법의 준엄함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만 등장할 뿐 실제와는 다릅니다. 현실 속 우리의 법정에서 '법봉'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되었기 떄문입니다.
법관의 권위를 상징하는 법봉과 법모가 사라진 것은 1966년 조진만 대법원장 시절이었습니다. 권위적이고 경직된 사법부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였지요. 거꾸로 본다면 이것은 자신감의 표현이었습니다. 법봉이 없어도 공정하다면.... 흔들리지 않는다면......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는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는 의미였을 테니까요.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진보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사법부의 정의로운 판단에 열광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 그것은 흔히 운위되는 국민의 법감정 정도로 치부되면 그만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는 증거들이 이제야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선배 힘들게 하는 판결을 자제하라'는 은근한 종용이 있었고, 판사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판은 아마도 이것일 것 같습니다. 대법원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가 재판을 흔들고자 시도했고, 실제로 판결은 뒤집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
적색과 청색, 그리고 흑색 , 성향과 평판을 고려해 법관을 분류한 문건까지 공개가 되었지요. 민주공화국의 토대라고 배운 삼권분립과 법관 독립은 그저 단어로만 존재했을 뿐, 이미 무너져 있었다는 참혹한 이야기 "진실이 법정에서 가려지지 않다보니 접정 주변에 재판 결과를 돈으로 살 수 있다." 는 브로커들이 설치고 다닌다. 법정에 서는 시민들은 '무전유죄'의 비루함을 곱씹고 있다.
JTBC의 권석천 기자는 자신의 책을 통해서 시민의 신뢰를 잃은 사법부에 대해 그렇게 지적했습니다. 돈으로.. 권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법이라면 민주공화국의 법은, 법정의 권위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법봉과 법모를 없앴던 1960년대의 법정. 법봉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의미를 권력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 그러고 보니 , 법정을 무시하고 고함을 지르고, 웃지 못할 행위극까지 벌인 변호인들이 대변한 사람은 바로 그 사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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