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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보라돌이역 반즈의 말 "텔레토비는 겨우 세살이다." JTBC앵커브리핑 0125

by ↗↗↗ 2018.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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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앵커브리핑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보라돌이, 뚜비, 나나, 그리고 뽀, 영국 BBC가 제작한 '텔레토비"는 120개국 45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10억 명의 어린이가 시청한 인기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제 보라돌이를 연기한 배우 사이먼 쉘튼 반즈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요. 평생 나이를 먹지도, 아프지도 않을 것 같았던 아동극 속 주인공의 죽음은 오래된 각자의 추억을 소환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인기가 있었던 탓이었을까, 당시에는 텔레토비를 둘러싼 음모론까지 등장했습니다. 보라색이 동성애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보라돌이의 성 지향성을 문제 삼았고, 군용벙커를 닮은 텔레토비의 집을 두고는, 제3차 세계대전을 염두에 둔 세뇌교육이라는 해석까지 나왔습니다. 심지어 1947년 미국 로스웰에 불시착한 외계인이 텔레토비로 둔갑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지요. 


어이도 없고,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또는 텔레토비이거나 아니거나, 그 대상만 다를 뿐 저런 류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프로그램이 담고 있었던 메시지는, 각기 다른 선명한 색을 가졌지만 미움도 증오도 없는, 평화로움 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어른들의 세계는 그러하지 못해서인가...지구촌에 숱한 화제를 뿌렸던 텔레토비는 한국에서는 풍자 코미디로 거듭난 뒤에 그보다 더한 시련을 맞았습니다. 


뉴스룸보라돌이


텔레토비를 패러디한 풍자 코미디 탓에 이를 제작한 방송사가 압박을 받았고, 결국 코너는 문을 닫았으며 최종 책임자는 물러났습니다. 이것은 향후 문화를 옥죄는 서막이 되어서, 오랜 시간 문화예술인들은 숨죽이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엊그제, 다시 수감된 그와 그들의 공동정범. 유독 다양한 색의 의상을 즐겨 입었던 그가, 그 다양한 빛깔만큼의 생각들을 존중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외계인이며 동성애자이고, 3차 세계대전을 준비했다는 꼬꼬마 텔레토비 보라돌이를 연기한, 이제는 고인이 된 반즈는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소리, 텔레토비는 겨우 세 살이다" 

풍자를 용서할 수 없었던 권력자와 그로 인해 유명을 달리했던 여의도 텔레토비를 알았다면, 그는 무엇이라고 외쳤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용어설명>

공동정범 :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실행한 사람, 또는 그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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